서론
레옹은 1994년에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영화로, 냉정한 킬러 레옹과 가족을 잃은 소녀 마틸다의 특별한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범죄 영화나 비극적 우정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에는 더 깊은 의미들이 영화 안에 내포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레옹이 가지고 있는 폭력적 캐릭터 속에 들어 있는 그의 순수함, 식물이라는 물건이 담고 있는 상징과 성장, 사회적 아웃사이더에 대한 메시지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시각을 통해 레옹이 단순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도덕성, 사랑,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영화 "레옹"의 줄거리
영화 "레옹"은 뉴욕을 배경으로 고독한 킬러 레옹과 복수심에 불타는 소녀 마틸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레옹은 의뢰를 받아 일을 처리하는 킬러로 범죄 조직의 일을 대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자신만의 규칙과 엄격한 생활 방식을 지키며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삶은 단순하고 고독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매일 정성스럽게 가꾸는 화분만큼은 그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옹의 이웃집에 사는 마틸다라는 소녀를 예기치 않게 알게 되고 그의 인생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틸다는 폭력적인 가족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12살 소녀로, 그녀의 가족은 정신에 좋지 않은 약과 연루되어 부패한 경찰인 스탠스필드와 얽히게 된다. 어느 날, 스탠스필드의 강압적 행동으로 인해 마틸다의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고, 마틸다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레옹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레옹은 처음에 그녀를 받아들이기를 주저하지만, 마틸다의 간절한 요청으로 마음이 움직이게 되며 그녀를 보호하게 된다.
마틸다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복수심에 불타 레옹에게 자신을 킬러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레옹은 마틸다에게 총기 사용법과 기본적인 생존 기술을 가르치며 두 사람 사이에 점차 정서적 유대가 생기고 더 가까워지게 된다. 마틸다에게는 레옹이 보호자 이상의 존재가 되고, 레옹 역시 마틸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스탠스필드가 계속해서 마틸다와 레옹을 추적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위태로워진다. 영화는 레옹이 마틸다를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장면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레옹은 마틸다의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며 치열한 싸움 끝에 스탠스필드와 대립하게 된다. 결국 레옹은 자신을 희생해 마틸다를 지켜내고, 마틸다는 홀로 살아남아 레옹이 애지중지 가꾸던 화분을 심으며 그의 희생과 사랑을 기억한다.
폭력 속의 순수함: 두 영혼의 이야기
레옹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는 폭력과 순수함의 대비라고 볼 수 있다. 레옹의 처진 눈매와 동네 아저씨 같은 외모는 잔혹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는 고용킬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레옹은 비록 킬러로 살아가지만, 그 안에는 순수한 아이와 같은 면모가 남아 있는데 항상 엄격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며,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 반면에 마틸다는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잔혹함을 일찍 경험했다. 그런 경험에도 마틸다는 아직 어린 소녀이기에 여전히 레옹에게 보호받고 싶어 하고, 복수를 계획하면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채로 성장하고 싶어 한다.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두 영혼을 잘 보여주고 있다. 레옹은 감정적으로 성장을 멈춘 어른의 모습이며, 킬러라는 직업을 통해 도덕적 동결 상태에 빠져 있다. 반면에 마틸다는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순수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성장해 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 순수함과 폭력의 조화는 기존의 이야기와는 다른 깊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보호자와 의존자, 사랑과 생존의 경계선을 무너뜨린다.
식물의 상징: 성장과 희생의 의미
영화 레옹에서 레옹이 아끼는 화분은 그저 식물이 아닌 그의 삶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다. 레옹은 이 화분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로 여기며, 거의 맹목적일 만큼 애정을 기울여 키우고 있다. 이 화분이 레옹에게 주는 가치는 가지지 못한 뿌리, 안정감, 성장에 대한 그의 갈망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화분 속에서 자라고는 있지만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 식물은 그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마틸다가 레옹의 삶의 한 부분으로 들어오면서 이 화분은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마틸다는 화분을 공원에 심기를 제안하며 화분을 공원에 심는 이러한 행동이 자유와 성장을 암시함을 알려준다. 영화의 마지막에 마틸다가 화분을 땅에 심는 장면은 레옹의 삶을 나타내며, 그의 희생이 땅에 뿌리를 내리게 된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는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희생, 새로운 시작에 대한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폭력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상징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아웃사이더와 그들이 속한 세상
레옹은 레옹과 마틸다를 통해 사회적 아웃사이더에 대한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킬러라 직업을 가지고 있는 레옹은 그 직업 때문에 법과 사회의 경계를 넘어선 인물이며, 마틸다는 불우한 가정 속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소외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인물이며, 레옹과 마틸다가 의지하는 세상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냉혹한 곳이다. 특히 부패한 경찰과 권력자들이 대립 구도를 이루며, 영화는 사회 구조의 부패와 윤리적 혼란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화는 도덕적 모호함이 지배하는 세상을 보여주며,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라는 전형적인 도덕적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레옹 이 영화 속 세계에서는 범죄자가 더 인간적이고, 보호자 역할을 맡아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위협적인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반전은 관객들에게 우리가 신뢰하는 제도와 권력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으며, 도덕적 이분법을 넘어서 복잡한 인간관계와 생존의 현실을 탐구하게 만든다.
결론
레옹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순수함과 폭력의 대비, 상징적 식물, 사회적 아웃사이더라는 주제를 통해 기존의 도덕적 서사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레옹이 아끼는 화분과 그의 삶을 통해 폭력 속에서도 자라나는 인간적인 연민과 성장을 느낄 수 있으며, 이 영화는 표면적인 액션 영화 이상으로 인간 본성과 연결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폭력적인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인간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